소개팅 앱을 고를 때 "본인인증 필수"라는 문구를 보면 안심이 됩니다. 확인된 사람만 있다는 뜻으로 읽히니까요.
그런데 그 인증이 정확히 무엇을 확인해 주는지는 생각보다 좁습니다. 이 글은 인증 배지가 보증하는 범위를 정리하고, 인증이 있든 없든 스스로 확인해야 하는 것들을 적은 글입니다.
본인인증이 실제로 확인해 주는 것
휴대폰 본인확인은 **"이 번호의 명의자가 이 사람이 맞다"**를 확인합니다. 즉 실명과 나이, 성별입니다. 통신사가 가진 정보가 그것뿐이기 때문입니다.
확인해 주지 않는 것:
- 결혼 여부. 어떤 본인인증도 혼인 상태를 조회하지 않습니다. 기혼자가 본인 명의 휴대폰으로 인증하면 그냥 통과합니다.
- 직업과 직장. 회사 메일 인증이 있는 앱도 있지만, 그건 "그 도메인 메일을 받을 수 있다"까지입니다. 직급이나 재직 여부는 아닙니다.
- 연애 상태. 사귀는 사람이 있는지는 어디에도 안 나옵니다.
- 범죄 이력. 조회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 사진이 본인인지. 별도의 얼굴 인증이 없다면 사진은 확인 대상이 아닙니다.
정리하면 본인인증이 막는 건 명의 도용과 미성년자 가입 두 가지입니다. 이건 의미 있는 방어지만, 사람들이 "인증된 회원"에서 기대하는 범위보다는 훨씬 좁습니다.
인증 배지를 신뢰의 상한선으로 읽지 마세요. 배지가 있어도 프로필의 직업·연봉·결혼 여부는 여전히 본인이 적은 내용입니다.
저희는 본인인증을 하지 않습니다
Vicino는 휴대폰·신분증 본인인증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프로필의 이름, 나이, 직업은 본인이 적은 내용이고 저희가 확인한 사실이 아닙니다. 앱 어디에도 '인증 완료'라고 쓰지 않는 이유입니다.
나이는 가입할 때 입력한 생년월일로 만 19세 이상만 받습니다. 화면에서 그보다 어린 생년월일은 고를 수 없고 서버에서도 저장을 거부합니다. 다만 이것도 입력값 기준 확인이지 신분증 대조가 아닙니다.
사진 심사도 아직 켜져 있지 않습니다. 되기 전까지는 됐다고 쓰지 않으려고, 화면에서도 그대로 밝히고 있습니다.
이걸 자랑으로 쓰는 게 아닙니다. 인증이 없다는 건 분명한 약점입니다. 다만 "인증했으니 안심하세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정직한 편이 낫다고 판단했고, 대신 다음 것들에 기대고 있습니다.
인증 대신 무엇에 기대는가
거리. 5km 안의 생활권이 겹치는 사람만 소개됩니다. 원거리에서 여러 지역을 동시에 노리는 방식과는 구조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하루 한 명. 매일 한 사람만 소개되므로 짧은 시간에 대량으로 접근할 수 없습니다.
상호 좋아요. 서로 좋아요를 보낸 경우에만 대화가 열립니다. 원치 않는 메시지가 먼저 오는 경로가 없습니다.
차단과 신고. 언제든 가능하고, 차단은 화면이 아니라 데이터베이스가 막습니다.
이 장치들이 인증을 대체하지는 못합니다. 보완할 뿐입니다.
만나기 전에 스스로 확인할 것
인증 여부와 관계없이 유효한 것들입니다.
대화를 며칠 이어봅니다. 급하게 만나자고 하거나, 앱 밖 메신저로 빨리 옮기려는 흐름은 한 번 멈춰서 볼 만합니다.
사진을 역검색해 봅니다. 구글 이미지 검색에 프로필 사진을 넣어보면 도용 사진은 대개 원본이 나옵니다.
말이 앞뒤가 맞는지 봅니다. 직업, 사는 동네, 주말에 하는 일. 지어낸 설정은 시간이 지나면 어긋납니다.
영상통화를 한 번 해봅니다. 짧게라도 얼굴을 보면 사진 도용은 걸러집니다. 거부한다고 다 문제는 아니지만, 만나기 전에 한 번쯤 제안해 볼 만합니다.
첫 만남에서 지킬 것
낮에, 사람 많은 곳에서. 카페가 가장 무난합니다. 집이나 차 안, 인적 드문 곳은 첫 만남에 적절하지 않습니다.
갈 곳을 지인에게 알려둡니다. 누구를 어디서 만나는지 한 명에게만 말해두면 됩니다.
직접 이동합니다. 데리러 온다는 제안은 정중히 거절해도 됩니다. 첫 만남에 집 주변을 알려줄 이유가 없습니다.
돈 이야기가 나오면 그 자리에서 끝냅니다. 투자, 코인, 급한 사정으로 돈을 빌려달라는 이야기는 어떤 맥락에서도 예외가 없습니다. 로맨스 스캠은 몇 주에서 몇 달에 걸쳐 신뢰를 쌓은 뒤에 시작합니다. 오래 대화했다는 사실은 안전의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술은 적게, 잔은 두고 가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것이지만 첫 만남에서 가장 흔하게 무너집니다.
정리
본인인증은 명의 도용과 미성년자 가입을 막습니다. 그 이상은 막지 못합니다. 인증이 있는 앱을 쓰시더라도 프로필의 내용은 여전히 본인이 적은 것이고, 확인은 결국 대화와 첫 만남에서 하게 됩니다.
저희는 인증을 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대신 거리·빈도·상호 동의로 접근 경로를 좁혔습니다. 어느 쪽을 고르시든 그 앱이 무엇을 확인해 주고 무엇을 확인해 주지 않는지 알고 쓰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더 궁금한 점은 자주 묻는 질문에 모아 뒀습니다.
내 생활권에는 누가 있을까요
집·직장·자주 가는 곳 세 곳을 등록하면, 그 세 곳 모두에서 5km 안에 있는 사람만 매일 오전 10시에 한 명 소개합니다. 1분이면 되고, 지금은 전부 무료입니다.
내 생활권부터 확인하기